그리움
은결 유정미
두통이 휘몰아친다
무엇이 그립단 말인가
활화산에 새싹이 피어나지도 못하는데
왜 그리움이
아스라이 스쳐가는 바람인 것을
살얼음 밑에 흐르는 물결인 것을
몸이 흔들린다
하늘이 보고 싶단 말인가
땅이 보고 싶단 말인가
눈빛 속에 감추인 사랑이 무표정인데
왜 보고픔이
석양에 고개 떨군 꽃잎인 것을
설야에 몸 던진 낙엽인 것을
상념이 가슴에 먹물을 드리운다
벨, 인기척, 경적 소리
혼돈을 뭉쳐 허공에 던진 채
빗장을 닫는다.
대한시문학협회 회장 은결 유정미 시인